- 엠마오로 가는 제자
- 운영자 2025.3.2 조회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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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누가복음24 : 13 - 35 | 개역개정
- 13. 그 날에 그들 중 둘이 예루살렘에서 이십오 리 되는 엠마오라 하는 마을로 가면서
- 14. 이 모든 된 일을 서로 이야기하더라
- 15.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문의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 16.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
- 17.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가 길 가면서 서로 주고받고 하는 이야기가 무엇이냐 하시니 두 사람이 슬픈 빛을 띠고 머물러 서더라
- 18. 그 한 사람인 글로바라 하는 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당신이 예루살렘에 체류하면서도 요즘 거기서 된 일을 혼자만 알지 못하느냐
- 19. 이르시되 무슨 일이냐 이르되 나사렛 예수의 일이니 그는 하나님과 모든 백성 앞에서 말과 일에 능하신 선지자이거늘
- 20. 우리 대제사장들과 관리들이 사형 판결에 넘겨 주어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 21. 우리는 이 사람이 이스라엘을 속량할 자라고 바랐노라 이뿐 아니라 이 일이 일어난 지가 사흘째요
- 22. 또한 우리 중에 어떤 여자들이 우리로 놀라게 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새벽에 무덤에 갔다가
- 23. 그의 시체는 보지 못하고 와서 그가 살아나셨다 하는 천사들의 나타남을 보았다 함이라
- 24. 또 우리와 함께 한 자 중에 두어 사람이 무덤에 가 과연 여자들이 말한 바와 같음을 보았으나 예수는 보지 못하였느니라 하거늘
- 25. 이르시되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 26.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 하시고
- 27. 이에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
- 28. 그들이 가는 마을에 가까이 가매 예수는 더 가려 하는 것 같이 하시니
- 29. 그들이 강권하여 이르되 우리와 함께 유하사이다 때가 저물어가고 날이 이미 기울었나이다 하니 이에 그들과 함께 유하러 들어가시니라
- 30. 그들과 함께 음식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니
- 31. 그들의 눈이 밝아져 그인 줄 알아 보더니 예수는 그들에게 보이지 아니하시는지라
- 32. 그들이 서로 말하되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어 주실 때에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 하고
- 33. 곧 그 때로 일어나 예루살렘에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 및 그들과 함께 한 자들이 모여 있어
- 34. 말하기를 주께서 과연 살아나시고 시몬에게 보이셨다 하는지라
- 35. 두 사람도 길에서 된 일과 예수께서 떡을 떼심으로 자기들에게 알려지신 것을 말하더라
본문은 절망 속에서 모든 희망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두 제자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그들의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동행하십니다. 흥미로운 점은 예수님이 함께 걸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그 이유를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16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곁에 계셨지만, 두 제자는 이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인 문제를 넘어,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보는 것이 인간의 인식 능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님을 시사합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길 가면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무엇이냐?"(17절)라고 물으시자, 두 사람은 슬픔에 잠긴 얼굴로 걸음을 멈춥니다. 글로바는 예루살렘에서 벌어진 일들을 이야기하며, 예수님을 말과 행동에 능한 선지자로 여기고 이스라엘을 구원할 분이라 기대했지만, 대제사장과 관리들이 그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다고 탄식합니다.
여인들을 통해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들었지만, 그것은 그들의 상식과 경험을 뛰어넘는 이야기였기에 쉽게 믿을 수 없었습니다. 무덤을 확인한 제자들조차도 부활하신 예수를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그 소식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되고 말았습니다.
이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미련하고 선지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 (25~26절) 두 제자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것은, 그들이 기대했던 메시아의 모습과 예수님의 모습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광의 메시아를 기대했지만, 예수님은 고난과 죽음을 통해 영광에 들어가셨습니다.
엠마오에 도착한 두 제자는 예수님께 함께 머물 것을 청합니다. 예수님이 그들과 식사를 하실 때, 떡을 들어 축사하시고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 순간, 두 제자의 눈이 밝아져 예수님을 알아보게 됩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깊은 영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22장 19절에서 예수님은 마지막 만찬에서 떡을 떼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예수님께서 떡을 떼어 주신 것은 곧 십자가에서 찢기신 자신의 몸을 주신 것이며, 이를 받아먹는 것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제자는 떡을 받아들임으로써, 이제야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27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께서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성경에 기록된 자기에게 관한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두 제자는 그리스도가 누구신지를 깨닫게 되었고, 떡을 떼어 주시는 행위를 통해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의 의미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제야 그들의 영적인 눈이 열렸고, 부활하신 예수를 알아보게 된 것입니다.
두 제자가 예루살렘에 있었던 것은 예수님을 능력 있는 선지자로 여기고 그분과 함께하면 자신의 삶이 변할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자, 그들의 기대는 철저히 무너졌고,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엠마오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깨닫게 되자, 그들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향합니다.
이는 곧 자기 삶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보이지 않지만, 부활의 의미를 깨닫고 새로운 생명의 세계에 눈을 뜬 이들에게는 예수님의 가치가 새롭게 다가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 역시 늘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혜가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함께하시고 말씀하시지만, 우리의 눈이 가려져 알아보지 못할 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깨닫게 된다면, 그분이 보이는가 보이지 않는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분명한 사실이며, 새로운 생명의 역사가 시작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결국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갑니다. 이제 그들의 관심은 자신의 삶이 아니라, 오직 부활하신 예수님께 향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활을 경험한 신자의 모습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찾아오시고 말씀하신다는 것을 우리는 체험해야 합니다. 육적인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성령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길을 동행하시는 예수님은 우리가 원하는 길을 가게 하시는 분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로 부르시는 분이십니다. 부활의 주님과 동행하며, 새로운 생명의 길을 걸어가는 신앙이 우리에게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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