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수(탄자니아) 선교사 선교편지 | 운영자 | 2020-11-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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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사람은 유독 찰 옥수수를 좋아한다. 여긴 옥수수가 주식 이지만 꼭 사료용 같다. 몇 번 시식을 하더니 더 이상 찾지 않는다. 지난 컨테이너 한 모퉁이에 찰 옥수수가 하나가 발견되었다. 집사람은 애지중지 모신다. 왜 모르겠는가. 소우기를 맞아 땅을 가른다. 너 반드시 싹을 틔워야 한다는 기도로 퇴비를 삼는다. 응답이라도 하듯 푸른옷을 키우며 바람에 따라 온몸으로 노래한다.
아프리카 이곳 저곳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오지만 이곳 탄자니아. 조용 하기만 하다. 어떤 두려움도 보이지 않는다. 80명의 아이들 눈망울은 더욱 초롱초롱 하다. 졸업식(12월18일) 연습을 하는지 학교가 들썩인다. 얼마 전부터 내 마음에 두려움이 찾아들었다. 우리 지역은 이슬람 해안 벨트 입구다. 그래 더욱 기승을 부리나 보다. 골리앗 같은 현대식 빌딩의 회당을 지어 놓더니 또 아랍 오일 머니와 함께 이슬람 교육센터가 오픈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하지만 마음의 무장을 더한다. 아이들에겐 성경암송을, 교사들에겐 성경 통독을... 대부분 성경을 처음 대하는데, 그러기에 그 내면의 아우성을 왜 모르겠는가. 호랑이 같은 집사람 앞에서 감히 하품을? 감추기에 바빴는데 이젠 제법 익숙해 지고 있다. 내년을 위해 2명의 교사를 더 채용했다. 모든 시스템이 힘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이들을 향한 선교사의 사랑을 눈치 채고 잘 따라와 준다.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한 해! 모두가 고맙다. 이제 곧 학기가 끝나면 모든 스탭과 함께 식사라도 나누고 싶다. 그러면서 이들에겐 생소하지만 보너스라도 몇 푼 쥐어주고 싶다. 돈이 없어 구함이 아니다. 내가 먼저 그 사랑을 머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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